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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지나다 눈에 들어오는 작은 들꽃처럼 그저 스쳐가기 쉬운 아름다운 순간들을 정감있는 시선으로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by 바다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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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1
    부산 바다를 가보셨나요

 

 

8월 마지막 주 휴가를 내어 아주 오래전 부터 꿈 꾸었던 나 홀로 여행을 떠났다.

일상을 이어 가면서도 언제든 바다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주어진 일들 속에 마치 보이지 않는 밧줄로 내가 나를 묶어 놓은 듯

일상의 반복을 벗어나 멀리 떠나기 쉽지 않았었다.

아니 사실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누구와 같이 가는 여행이 아닌

오직 혼자하는 여행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두렵고 겁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왜 혼자 다닐까, 하고 이상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온갖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그렇게 긴 시간 망설였다는 것이다.

 

부산행 시외버스에 올랐을 떄 마음속엔 작은 설레임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도 벼르기만 하다가 바다로 혼자가는 여행에 첫 발을 뗀 것이다.

익산에서 부산까지 대략 3시간 15분쯤 걸렸는데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아서

창밖을 보며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부산 노포동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 대합실은 서울의 80년대 느낌이랄까 어묵이나 떡볶기 등을 파는 가게들이 보였고

타지로 오고가는 낯선 사람들의 무리가 오가고 있었다.

부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전철노선이 잘 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사람들이 여러곳을 찾아 다니기 수월하게 되어 있었다.

 

이번 여행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보다는

그동안 한참이나 못보았던 바다를 2,3일 동안 실컷 느끼며 쉬기로 정했다.

송정해수욕장 근처의 숙소에 도착해서 베란다를 열고 나가니

시원하게 펼쳐진 푸르른 부산바다가 낯선 여행자를 반기고 있었다.

 

세상사는 모든 힘든 무게들을, 마치 그런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바다의 청아한 바람으로 포근히 감싸주는 듯 했다.

맑은 하늘, 구름하늘 그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바다풍경을

어느 하나도 잊지 않으려는 것처럼

오래도록 바다를 눈에 담고 마음 한켠에도 한가득 담았다.

2박3일 동안 뒹굴거리며 책도 읽고, 밖에 나가서 산책하면서 주변 식당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식사를 했다.

 

이제 어느 곳이든 혼자서 여행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용기를 낸 자신에게 스스로 칭찬 하면서

다음 부산여행 때는 시장구경도 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고요한 시간이면 푸르른 송정의 바다가

마음 속에 잔잔한 설레임의 파도를 치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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