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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지나다 눈에 들어오는 작은 들꽃처럼 그저 스쳐가기 쉬운 아름다운 순간들을 정감있는 시선으로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by 바다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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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 바로 건너편에 대학교 도서관이 보이고 이곳은 나에게 아주 좋은 놀이터

역할을 해주는 곳이다. 가끔 퇴근 후 도서실 옆 건물 학생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도서실로

향하면 빼곡한 책들이 방문객을 반기며 맞아주는 곳이다.

학생들 속에서 신간서적과 여러 가지 관심 있는 책들을 찾아 읽다 보면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행복하다.

 

학교 때 전공이 적성과 맞지 않아 참 힘들었고 전공과목 점수가 낮아 평점이 좋지 않았었다.

문학, 그림, 디자인, 음악 등 예능계통에 취미와 소질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투자하지 않고 대입을

치르다 보니 적성과 상관없이 점수에 맞춰 들어가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전공은 회계학 이었는데 수학을 무지 싫어하는 사람이 숫자 맞추는 과를 선택했으니 전공과목을

제쳐놓고 공부하다 보니 비전공과목은 대부분 A 이상 점수가 나왔지만, 전공과목은 부끄러운 점수를

면치 못했다.

그것은 살면서 아주 후회스러운 부분 중 하나였다. 전공을 일하면서 활용하고 인정도 받고 하면

원활한 사회생활을 할 수 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었다.

 

문학이나 의상디자인 같은 학과를 전공했으면 얼마나 열정적으로 열심히 했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지만 이제 아주 오래전 지나간 선택의 시간일 뿐인걸.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취미는 글쓰기, 그림 그리기, 피아노 치기, 음악 듣기 인 것이 변함이 없다.

언제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던 또 다른 길에 대해서는 살면서 아쉬운 마음을 떨치기 힘든 것 같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돌아보면 참 먼 길을 걸어왔음을 깨닫는 나이가 되었다.

주어진 삶을 살다가 위로가 필요할 때면 가까운 지인들과 대화하면서 풀기도 하지만, 그것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면 책 속의 글귀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받는 위로가 컸었다.

자신이 살아본 삶이 아닌 타인의 삶과 시각을 통해서 현재 내가 보지 못하고 있는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그렇게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길을 찾으며 지금까지 걸어왔다.

작가의 글 중에서 공감되는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노트에 옮겨 적기도 하고, 책을

쓴 저자도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큰 위안이 전해온다.

 

책을 두 권 골라서 한참 읽다가 9시 가까이 되어서 도서관을 나섰다.

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큰 즐거움이 도서관이 가깝다는 사실이다.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대출한 책을 옆에 끼고 집으로 향하면서 교정이 참 평화롭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보름달은 아니어서 한쪽이 조금 덜 찬 둥그스름한 달이 반겨준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옛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교정과 언제나 빼곡히 꽂혀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이곳이 가까이 있어 참 고마운 마음이 드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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