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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지나다 눈에 들어오는 작은 들꽃처럼 그저 스쳐가기 쉬운 아름다운 순간들을 정감있는 시선으로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by 바다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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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밥을 많이 지은 다음 냄비와 후라이팬에 밥을 두어 주걱 넣고 물을 약간 부어서

평평하고 넓게 펴서 누룽지를 만들었다. 요즘은 공장에서 만들어서 파는 누룽지도 많지만

이렇게 가끔씩 한꺼번에 누룽지를 만들어 놓고 아침에 끓여 먹으면 구수하고 소화도 잘된다.

꽤 여러 장 만드느라 한나절이 걸렸지만 다 만들어 식혀 놓으니 한동안 먹을 식량이 준비 된

것 같아 뿌듯한 느낌이 든다.

 

평상시에도 누룽지가 먹고 싶을 때는 뚝배기에 밥을 보글보글 끓여서 밥을 푸고 난 후

누룽지에 물을 부어 끓여 먹으면 아주 구수하고 감칠맛이 난다.

예전에 엄마는 누룽지를 별로 안좋아 하시면서도 늘 혼자서 드시곤 했다.

"엄마 억지로 드시지 말고 나 주세요. 난 누룽지가 아주 좋아요" 하면서 누룽지 그릇을

내 앞으로 끌어다 놓고는 맛잇게 먹곤 했다.

 

누룽지 끓인 숭늉에서는 엄마냄새가 난다.

구수하고 따끈함이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것 같다.

학교에서 돌아와 꽁꽁 언 손을 따뜻한 손으로 감싸 녹여주던 엄마 닮은 누룽지.

한 켠에 수북이 쌓아 놓고는 마치 무슨 큰 일이나 해놓은 것처럼 행복하다.

 

어떤 음식을 먹다보면 누군가가 생각날 때가 있다.

그 음식에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정서가 담겨있어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햇살 따뜻한 휴일에 소박한 식량 장만을 하면서 이런저런 옛 기억들이 

떠올라 새삼 살아온 시간을 살며시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로 부터 아주 먼 길을 걸어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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