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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지나다 눈에 들어오는 작은 들꽃처럼 그저 스쳐가기 쉬운 아름다운 순간들을 정감있는 시선으로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by 바다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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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뒤적이다가 오래전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던 시기에

책꽂이를 사지 않고 책상 위나 바닥에 책을 줄지어 올려놓곤 했다.

물론 아무리 여유가 없더라도 책장 하나쯤 살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작은 방에 이것저것 가구를 들여 공간이 좁아지지 않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동창이 미국에 사는 친구언니가 그려서 보내준 그림을 집들이 선물 겸

액자에 넣어 2점을 선물해 주었다.

 

공간이 좁으면 좁은대로, 책장이 없으면 없는대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가 생각했다.

책장에 전시하듯 꽂아 놓는 것보다 액자받침으로 쓰다가 읽고 싶으면

하나씩 꺼내 읽으면 되니까 오히려 나름 꽤 운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어도 밖에 나가서 궁색한 티 내지 않았고 이러저리 발품 팔아서

5천원 짜리 옷을 입어도 사람들이 비싼 옷 입었을 거라고 생각해 주어

다행이었다.

저 사진을 찍은 때가 어느새 아주 오래전 일이 되었다.

너무 힘들 때는 초라한 것보다는 죽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여러번 있었다.

 

집에서는 못 견디게 고통스러워 혼자 울다가도

밖에 나가 다른사람들과 어울릴 때면 언제나 웃고 있었다.

다시 집에 오면 마음 아파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자존심이 강하다 보니 남들에게 초라한 모습

절대 보이지 않는 편이라 더욱 그랬다.

 

이제 그러한 일들이 아주 오래 전 기억으로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감사함으로 잘 지나온 자신을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고 싶다.

한동안 주어졌던 모든 부분을 스스로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던 용기가

소심하고 내성적인 나의 어디에서 나왔는지 신기할 뿐이다.

 

앞으로 더욱 새로워지고 풍요로워 지기로 했다.

어떤 핑계도 대지않고 다시 크게 도약해보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진정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이 가득한 존재인지

깨닫고 세상과 그 풍요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

지난 시간을 기억하는 지금

언제보다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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